생산 역량의 확산, 소유의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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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생산의 문턱을 낮추는 시대. 그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누구의 소유일까?

– ‘AI 시대, 새로운 복지가 필요하다’를 읽고


7월 발표된 OECD의 보고서엔 이젠 특별해지지 않은 내용이 있다.

바로, ‘AI 사용 비용은 낮아지고 있지만 핵심 기반시설인 하드웨어와 데이터는 소수 기업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더 많은 사람이 주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면

모델의 성능은 높아지고, 선택할 수 있는 공급자는 늘어나고, 가격은 하락했다. 사람들은 더 적은 비용으로 강력한 AI를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작은 팀이 하나의 소프트웨어를 서비스한다고 보면, 기획부터 디자인, 구현, 테스트, 운영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 전문적인 인력과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했다. 소프트웨어에 한정해서 적어도 AI는 이 과정에 필요한 인력과 시간의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보면 긍정적인 미래가 그려진다.

생산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인력과 초기자본의 문턱이 낮아지고, 새로운 생산자들이 등장한다. 중소기업이 이전보다 더 넓은 영역에서 경쟁하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과 그에 따른 자본가가 등장할 수도 있다.

생산 역량이 더 많은 주체에게 확산되는 미래다.

그러나 생산하기 위한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지는 않다.

AI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그 서비스를 실제로 작동시키는 자원이 필요하다. 반도체, 데이터 센터, 클라우드 인프라, 데이터와 모델, 그리고 사용자를 마주하는 플랫폼까지. 이러한 기반시설은 누구나 쉽게 구축하여 관리할 수 없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 규모의 경제, 기술이라는 높은 진입장벽이 있는 것이다.

핵심 기반시설을 소유한 기업은 사용료나 수익에 연동된 계약을 통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의 일부를 확보할 수 있다. 높은 전환비용은 이러한 기업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데이터 역시 중요한 생산 자산이다. 생산자가 AI를 활용하는 과정 자체가 데이터화된다. 이 데이터가 서비스 개선에 쓰인다면 생산활동이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이 두 변화가 서로 다른 층위에서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다.

생산 역량의 활용핵심 기반시설의 소유·통제
개인과 소규모 기업의 접근성 확대반도체·클라우드 등의 높은 진입장벽
새로운 생산자의 등장 가능성소수 공급자에 대한 의존 가능성
생산 과정에서 데이터 생성·수정·평가데이터 수집·활용 권한의 집중 가능성
생산 역량의 확산소유와 시장지배력의 집중 가능성

확산이 집중을 강화한다?

생산 역량의 확산 자체가 핵심 생산 시스템에 대한 수요와 의존을 확대하고, 오히려 그 소유자의 경제적 영향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

여기에 생산활동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가 다시 AI의 성능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사용된다면, 생산자는 기반시설에 비용을 지불하면서 동시에 그 가치를 높이는 주체가 될 수도 있다.

반면 개방형 모델이 발전하고 공급자 간 경쟁이 심화되어 전환비용이 낮아진다면, 기존 기업의 시장지배력은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

어느 방향이 우세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다양한 플랫폼 생태계에서 유사한 시나리오를 알고 있다. 생산 역량이 확산된다는 사실만으로 경제적 영향력까지 자연스럽게 분산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겠다.

생산의 성과는 어디로 향하는가

생산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과 그들에게 돌아가는 소득이 함께 늘어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인간의 노동에 지불하던 비용 중 상당수가 AI와 핵심 기반시설의 사용료로 이동한다면, 생산에 따른 소득의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

생산하는 사람은 많아지는데, 그 성과는 누구의 소득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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